📈 360만 구독자 경제 유튜버의 '가격 실험' 

  🍞 한국 빵값, 정말 비쌀까? 

 해외 여행을 하다보면, 한국에서 판매하는 빵값이 정말 비싸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외국인들도 한국의 빵값이 비싸다고 하소연하기도 합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달 빵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38.55로, 2020년과 비교해 38.55% 오른 수치입니다. 이른바 '빵플레이션'이라는 말이 나온 근원이기도 합니다.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서도 식빵(500g) 약 4,200원 기준, 미국 3.64달러(약 5,060원)보다는 낮지만, 일본(약 1,670원), 프랑스(약 1,950원)보다는 2~2.5배 수준입니다.

 특히 프랑스의 경우 바게트 가격이 정부 규제를 받을 정도로 저렴하게 유지되고 있어, 한국과의 격차가 더욱 두드러집니다. 물론 주식이 빵인 나라와 쌀인 나라의 빵값을 비교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점은 고려해야 합니다.

 프랑스나 독일의 빵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유는 단순히 원가가 낮아서가 아닙니다. 수백 년에 걸친 긴 역사 속에서 빵이 주식으로 자리잡았고, 이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도 가격 안정화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소비자들 역시 빵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사회적 합의가 단단히 형성되어 있습니다. 반면 한국에서 빵은 여전히 간식이나 디저트의 영역에 머물러 있습니다.

 💰 한국 빵이 비싼 진짜 이유  

 전문가들은 한국에서 빵값이 비싼 이유로 높은 인건비와 복잡한 유통구조가 문제라고 합니다. 실제로 제빵업계 인건비 비율은 전체 원가의 약 28.7%로, 식품제조업 평균(8.1%)의 3배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밀 99%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 또한 국제 곡물 가격과 환율 변동에 취약하게 만듭니다.

 즉, 한국의 빵값이 비싼 구조적 이유는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가 체감하는 문제는 "왜 이 정도 가격인데 그만큼의 가치는 느끼지 못하는가?"라는 것에 우리는 주목해야 합니다.

 지난 몇 년간 많은 소비자들이 높아진 물가를 체감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경제 유튜버 '슈카'는 하필 '빵 가격이 너무 비싸다'며 이 빵값을 잡아보겠다고 한 걸까요?

 우선, 빵은 일상적 소비재로서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민감도가 매우 높고, 동시에 대중들 사이에 비싸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는 품목입니다. 즉, 화제성과 공감대 형성에는 최적의 선택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시청자들이 이 실험적인 팝업스토어에 열광하며 공감하는 이유는, 단순히 기존 빵값이 절대적 가격이 높아서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그 가격에 상응하는 가치를 충분히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팝업스토어라는 일시적 형태로 진행된 이 가격 실험은 태생적으로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습니다. 유튜브 채널 운영으로 발생하는 수익이 빵 판매 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 슈카와 달리, 일반 자영업자들에게는 매일매일의 판매가 곧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유튜버 '슈카'의 의도가 악의적이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는 기존 시장 참여자들이 쌓아온 가격 정당성에 근본적인 타격을 준 것이 사실입니다.

 💡 가치와 가격의 괴리, 그리고 해결책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3,000원짜리 소금빵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심리상태를 들여다보면 상당히 복잡한 양상을 보입니다. 비싸다고 생각하면서도 결국 구매하게 되고, 구매한 후에도 이 정도 가격이 과연 합당한지에 대한 의문을 지속적으로 품게 됩니다. 이는 바로 지불하는 가격과 인식하는 가치 사이의 괴리에서 비롯된 현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해결책은 단순히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것이 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가격에 상응하는 진정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적 과제가 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먼저 투명한 가격 정책을 도입해야 합니다. 소비자들이 왜 이 빵이 3,000원인지를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원재료비와 인건비, 임대료 등의 구성 요소를 솔직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입니다. 이런 접근은 가격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소비자들의 이해도를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품질과 서비스의 차별화가 필요합니다. 단순히 배고픔을 달래는 범용적인 빵이 아니라, 특별한 경험과 깊은 만족을 줄 수 있는 제품으로 포지셔닝을 전환하는 것입니다. 프리미엄 원재료의 사용, 정성스러운 수제 제조 과정, 독특하고 기억에 남는 맛과 식감 등을 통해 가격 대비 가치를 실질적으로 높여나가는 것입니다.

  ☑️ 가격 너머의 가치, 진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되자  

 슈카월드의 990원 소금빵 사례는 비록 시장의 기대와 다른 결과를 낳았지만, 현대 비즈니스 환경에서 가격 전략의 한계와 가치 기반 경쟁의 필요성을 명확히 드러낸 의미 있는 사례입니다.

 이번 사례가 시사하는 핵심은 단순한 가격 경쟁으로는 구조적 시장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는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차별화된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을 통해서만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국내 베이커리 시장의 가격 이슈는 단순한 고가-저가의 이분법적 구조가 아닌, 다층적 가치 사슬과 소비자 인식의 복합적 결과물입니다. 진정한 해결책은 가격 대비 인지된 가치(Perceived Value)를 극대화하여 고객과 기업 모두에게 합리적인 교환 가치를 창출하는 데 있습니다.

 김난도 교수가 분석한 K-뷰티 트렌드에서 확인되듯, 현재의 '가성비' 개념은 '적정 품질의 저가격'에서 '압도적 품질의 합리적 가격'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습니다. 이는 소비자의 기준점(Reference Point) 상향 조정을 의미하며, 기업들에게는 더욱 높은 수준의 핵심 역량과 차별화 전략이 요구됩니다.

 따라서 기업은 제품과 서비스의 핵심 경쟁력을 구축함과 동시에, 이를 고객 가치로 전환하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병행해야 합니다. 결국 지속가능한 성장은 ‘가치’에서 비롯되며, 단순한 ‘경쟁’이 아닌 ‘창조’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경영 원칙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