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품 업계의 윤리적 프라이싱 문제 [위닝프라이싱]

2025. 7. 20.

🌱 명품 업계의 윤리적 프라이싱 문제 [위닝프라이싱]

🌱
7월 4주차 위닝레터

안녕하세요?

위닝프라이싱 입니다. 😊

작년 이맘때 쯤 이슈였던 명품 브랜드 디올의 원가 8만원 가방 사건, 기억 하시나요?

최근 명품 업계를 뒤흔든 사건들을 보면서, 프라이싱이 단순한 수익 극대화 도구가 아니라 기업의 가치와 윤리를 반영하는 핵심 경영 요소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오늘은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구조를 해부하고, 지속가능한 프라이싱 모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모색해보겠습니다.

👀 가격 구조 분석: 비정상적 마진의 실체

작년 디올에 이어 올해엔 LVMH 그룹의 '로로피아나'에서 판매된 484만원짜리 캐시미어 재킷이 실제로는 13만원의 원가로 생산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프라이싱 관점에서 보면, 이는 단순한 고마진 정책을 넘어선 구조적 왜곡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인 제조업에서 적용되는 가격 구조 모델을 보면,

원가(Cost) + 마진(Margin) = 판매가(Price)의 공식이 적용됩니다.

하지만 명품 업계는 브랜드 가치(Brand Value)와 인지된 가치(Perceived Value)를 바탕으로 한 가치 기반 가격 책정(Value-Based Pricing) 모델을 사용합니다.

문제는 이 모델이 극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로로피아나 사례의 3,625% 마진율과 디올의 4,841% 마진율은 가치 기반 가격 책정의 한계를 넘어선 수준입니다. 이는 브랜드 프리미엄이 실제 가치 창출과 분리되어 운영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극단적인 마진 구조가 지속 가능하지 않은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브랜드 충성도는 무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브랜드에 대한 감성적 선호와 충성도는 시장과 세대 변화에 따라 달라지며,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격 탄력성) 역시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둘째, 공급망 리스크가 커지고 있습니다. 생산 과정이 사회적으로 조명될수록, 공정 무역·노동권·환경 문제 등 윤리적 이슈에 대한 감시가 강화되며, 이에 따라 브랜드의 평판 리스크(Reputational Risk)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셋째, 글로벌 규제 강화로 인해 컴플라이언스 비용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한 환경·사회적 책임 관련 규제가 확대되면서, 비윤리적 가격 구조는 법적·정책적 규제의 대상이 되고, 이는 기업에 새로운 비용 부담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 명품 업계의 다층 가격 구조 프라이싱 메커니즘

명품 업계의 가격 결정 과정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불투명합니다. 그 중 하나는 세미나에서도 다룬 '가격 스키밍' 전략과 그리고 '다층 가격 차별 전략'의 결합입니다.

가격 스키밍이란 처음에는 높은 가격으로 시작해서 점차 가격을 낮춰가는 전략이고, 다층 가격 차별은 같은 상품에 대해 서로 다른 가격을 매기는 전략입니다. 명품 브랜드들은 이 두 전략을 교묘하게 섞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 1단계: 명품 브랜드 - 디자인과 브랜드 관리
- 2단계: 1차 하청업체 - 전체 생산 관리
- 3단계: 2차 하청업체 - 부분 생산 담당
- 4단계: 최종 생산업체 - 실제 제품 제작

문제는 각 단계마다 가격이 올라간다는 점입니다. 브랜드에서 1차 하청으로, 1차에서 2차로, 2차에서 최종 생산업체로 넘어갈 때마다 중간 마진이 붙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는 이런 복잡한 구조와 각 단계별 가격 구성을 전혀 알 수 없습니다. 가격 투명성이 완전히 차단되는 것입니다.

이는 정보 비대칭성을 극대화하여 소비자 잉여를 생산자 잉여로 전환시키는 구조입니다. 브랜드는 실제 생산 원가와 과정을 모두 알고 있지만, 소비자는 최종 가격과 브랜드 이미지만 접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가 얻는 이익은 줄어들고, 기업이 얻는 이익 늘어나게 됩니다.

특히 '원산지 효과'를 활용한 가격 프리미엄 전략이 실제 생산 과정과 분리되어 운영되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소비자들은 "Made in Italy" 라벨을 보고 이탈리아 장인의 수작업을 기대하지만, 실제로는 중국 하청업체의 대량 생산품을 구매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러한 불투명한 구조는 브랜드가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주면서, 동시에 실제 생산업체들을 극도로 열악한 환경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 지속가능한 가격 모델의 설계 원칙

그렇다면 프라이싱에서 고려해야 할 윤리적 이슈란 무엇일까요? 이는 단순히 가격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가치 사슬(Value Chain) 전반에 걸쳐 공정한 가치 분배를 실현하는 가격 책정 철학입니다.

지속가능한 가격 모델은 다음과 같은 핵심 원칙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1️⃣ 전체 비용 회계(Total Cost Accounting): 단순한 직접 원가가 아닌, 환경 비용, 사회적 비용, 장기적 지속가능성 비용을 모두 반영한 가격 책정이 필요합니다.

2️⃣ 이해관계자 가치 분배 모델: 주주뿐만 아니라 근로자, 지역사회, 환경 등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적절한 가치가 배분되도록 하는 가격 구조를 설계해야 합니다.

3️⃣ 동적 가격 조정 메커니즘: 시장 상황과 생산 환경 변화에 따라 가격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명품 산업에서 지속가능한 가격모델의 이상적 분배 비율(원재료비·노동비·투자·적정마진)이 현실적으로 도입된 사례가 없어, 높은 마진 구조가 유지되고 있지만, 현재 문제가 된 명품 브랜드 제품의 가격 구조를 원가계산 관점에서 분석하면, 원재료비 2-3%, 직접 노동비 1-2%, 나머지 95-97%가 브랜드 마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가치 창출 활동과 가격 배분이 심각하게 불일치하는 구조입니다.

반면 패션 산업에서 지속가능한 가격 모델은 원재료비 25~30%, 공정 노동비 20~25%, 지속가능성 투자 10~15%, 적정 마진 30~45%의 비율로 가격 구조를 재편하는 것이 이상적인 방향으로 현재까지 제시되고 있습니다. 모든 혁신은 사실 이러한 가치사슬에서 기술의 혁신, 가치 혁신, 관점 혁신에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이러했으니, 앞으로도 이게 정답이다"라고 이야기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희 위닝 프라이싱은 지속적인 차별화와 혁신을 응원하니까요. 물론, 적당한 규모의 경제로 원가관리 또한 무시할 영역은 절대 아닙니다.

☑️ 진짜 명품 기업들의 가격 전략

다행히 일부 브랜드들은 이미 지속가능한 프라이싱 모델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가격 전략을 분석해보면 흥미로운 패턴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스텔라 카트니는 '트리플 바텀 라인(Triple Bottom Line, TBL)' 프라이싱 모델을 적용합니다. 이는 이윤(Profit), 사람(People), 지구(Planet)의 세 가지 요소를 모두 고려한 가격 책정 방식입니다.

비건 가죽과 지속가능한 소재 사용으로 인한 추가 비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를 정당한 가격 프리미엄으로 전환시키고 있습니다.

에르메스의 경우 자체 장인 양성부터 직접 판매까지 모든 가치 사슬을 내부화하여 각 단계별 적정 마진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1500만원 하는 가방의 원가가 140만원이라는 사실은 월스트리트저널에서도 '미친 경제학'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는데요. 에르메스는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쿼터제를 시행하며 리셀러들의 무분별한 구매를 막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에르메스 고객들은 원가가 얼마든, 에르메스의 가치를 인정하고 구매합니다.

484만원 재킷의 13만원 원가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근본적입니다. 가격이 단순한 수익 창출 도구인가, 아니면 사회적 가치를 반영하는 메커니즘인가?

프라이싱 윤리는 단순히 '착한' 소비를 위한 개념이 아닙니다. 이는 전체 산업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핵심 전략입니다. 시장 메커니즘을 통해 공정한 가치 분배를 실현하고, 장기적으로 모든 이해관계자가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명품 기업의 역할이자, 더 나아가 프라이싱 전문가가 추구해야 할 목표입니다.

이번 뉴스레터도 여러분의 비즈니스 의사결정에 작은 힌트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위닝프라이싱과 함께 더 큰 성과를 만들어가시길 바랍니다.

Achieve More with Winning Pricing.

2025.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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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484만원 재킷 단가는 13만원...
中 하청에 저임금 노동 착취

루이비통, 디올 등 브랜드를 운영하는 세계 최대 명품 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이탈리아 브랜드 ‘로로피아나’가 중국 하청업체에 저임금을 주고 노동 착취를 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고급 캐시미어 의류를 생산하는 로로피아나는 재킷 등 의류를 생산하는 중국 기업이 소유한 에버그린 패션 그룹에 하청을 맡겼고, 이 업체는 다시 밀라노 인근에서 중국인이 운영하는 업체에 재하청을 줬습니다.

☑️ 겨우 ‘생후 10주’ 오리 털 쥐어뜯기…
“15억마리 죽이고 만든 옷”

‘비건 패션’(동물을 학대해서 얻은 가죽이나 털을 사용하지 않은 옷과 잡화)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패션 업계 내부에서 새 깃털을 사용하지 말자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매카트니는 패션계가 깃털을 쓰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으며, 버섯 균사체에서 추출한 대체 가죽 ‘마일로’를 활용한 제품들을 선보이며 지속 가능한 패션 브랜드로서 입지를 견고히 다지고 있습니다.